액션은 여전히 통쾌했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범죄도시3 감상평

범죄도시3는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면서 보여줄 수 있는 확장성과 동시에 한계 역시 드러난 작품처럼 느껴졌다. 전작들이 강렬한 악당 한 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갔다면, 이번 작품은 처음으로 두 명의 보스를 중심에 세운다. 야쿠자 세력과 내부 경찰 조직까지 얽히면서 이야기의 규모는 확실히 커졌다. 특히 마약 범죄를 다루는 형사가 악역으로 등장한다는 설정은 꽤 신선했다. 원래 범죄를 막아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오히려 범죄의 중심에 있다는 점은 현실적인 불안감도 느끼게 만든다. 그래서 초반에는 “이번에는 기존 시리즈와 다른 방향으로 가려는구나”라는 기대감이 꽤 컸다. 다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런 흥미로운 설정들이 완전히 살아나지는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래도 범죄도시 특유의 시원한 액션과 통쾌한 분위기는 여전히 살아 있었기 때문에 극장에서 보기에는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악당이 둘이라는 설정은 꽤 신선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강렬한 악당 한 명과 마석도의 대결 구도로 유명하다. 그런데 범죄도시3에서는 처음으로 메인 악역이 둘이라는 구성을 시도한다. 일본 야쿠자와 내부 경찰 조직이 동시에 얽혀 들어가면서 이야기가 훨씬 복잡해졌다. 특히 야쿠자라는 소재가 등장하면서 기존 시리즈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전 작품들이 주로 조선족 범죄 조직이나 해외 범죄를 중심으로 했다면, 이번에는 국제적인 범죄 네트워크와 마약 시장까지 확장된 느낌이었다. 그래서 스케일이 커졌다는 점은 분명 장점으로 느껴졌다. 다만 악당이 둘이다 보니 오히려 캐릭터 하나하나의 존재감이 조금 분산된 것도 사실이다. 장첸이나 강해상처럼 영화 전체를 압도하는 강렬한 악당의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약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설정은 신선했지만 임팩트 면에서는 약간 아쉬움이 남았다.

내부의 배신이라는 소재는 흥미로웠다

이번 작품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느껴졌던 부분은 경찰 내부 인물이 악역으로 등장한다는 점이었다. 마약 범죄를 추적하고 관리해야 하는 형사가 오히려 범죄 조직과 연결되어 있다는 설정은 꽤 현실적이기도 했다. 사실 현실에서도 조직이 무너지는 가장 큰 이유는 외부보다 내부의 부패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영화 속 이야기가 단순한 허구처럼만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권력과 돈이 얽힌 마약 범죄는 실제 사회에서도 굉장히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더 몰입감이 있었다. 다만 영화는 이 설정을 끝까지 깊게 밀고 나가지는 못한다. 악역의 행동들이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즉흥적으로 보이는 순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스스로 판을 설계하고 움직이는 인물이라기보다는 상황에 끌려다니며 대응하는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 악당으로서의 카리스마가 조금 부족하게 느껴졌다.

마석도의 강함이 이제는 아이러니가 되었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가장 큰 상징은 역시 마석도의 압도적인 피지컬과 맷집이다. 그런데 범죄도시3에서는 그 부분이 장점이자 동시에 아이러니처럼 느껴졌다. 물론 액션 영화인 만큼 어느 정도 영화적 허용은 당연히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 수위가 꽤 높아진 느낌이었다. 특히 야구배트를 머리에 여러 번 맞고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장면을 보면서는 “정말 대단하다”보다는 “주인공 보정이 너무 강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시리즈가 반복될수록 관객은 자연스럽게 마석도가 결국 모든 위기를 해결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보게 된다. 그래서 긴장감이 조금 줄어드는 부분도 있었다. 물론 마동석 특유의 통쾌한 액션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에서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클리셰처럼 굳어지는 시리즈의 구조

범죄도시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굉장히 명확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강력한 악당이 등장하고, 마석도가 그들을 끝까지 추적해 제압한다. 이 단순한 구조 덕분에 관객들은 편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시리즈의 한계로 느껴지기 시작하는 순간도 있다. 범죄도시3에서는 그런 부분이 특히 더 보였다. 사건의 규모나 악당의 설정은 계속 커지는데, 결국 해결 방식은 비슷하게 흘러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다음 전개가 예상되기 시작한다. 시리즈물의 숙명 같은 부분이기도 하지만, 반복되는 패턴은 아무래도 긴장감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가기에는 범죄도시만의 정체성이 흐려질 수도 있다. 그래서 앞으로 이 시리즈가 어떤 방식으로 변화를 줄지가 굉장히 중요해 보인다.

그래도 액션만큼은 여전히 만족스러웠다

아쉬운 부분들이 분명 존재했지만, 범죄도시3가 극장에서 충분히 재미있게 느껴졌던 이유는 결국 액션 때문이다. 이번 작품은 전작들보다 액션의 종류가 훨씬 다양해졌다.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격투부터 무기를 활용한 전투까지 여러 스타일의 액션이 등장한다. 특히 마동석 특유의 묵직한 타격감은 여전히 강력했다. 주먹 한 방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그래서 스토리의 아쉬움이 있어도 액션 장면에서는 확실히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개인적으로도 범죄도시 시리즈는 결국 이런 통쾌함 때문에 계속 보게 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액션 활극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시리즈 중 하나다.

개그의 비중은 조금 줄였어도 좋았을 것 같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원래 액션과 코믹 요소의 균형이 좋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범죄도시3에서는 개그의 비중이 조금 과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물론 마석도 특유의 유머는 영화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고 대중성을 높여주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긴장감이 올라가야 할 순간에도 개그가 들어가면서 흐름이 끊기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특히 악당의 위협감을 더 살렸다면 영화 전체의 몰입감이 훨씬 강해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관객들이 극장에서 웃고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많다는 점은 분명 장점이다. 결국 범죄도시3는 시리즈의 확장 가능성과 동시에 반복되는 구조의 한계를 함께 보여준 작품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극장에서 보기 좋은 통쾌한 한국형 액션 활극이라는 점만큼은 확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