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4는 왜 다시 살아난 느낌이었을까

범죄도시4를 보고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드디어 시리즈가 방향을 다시 잡았구나”였다. 전편인 범죄도시3가 다소 과한 개그와 반복되는 전개 때문에 호불호가 갈렸다면, 이번 작품은 그런 아쉬움을 꽤 많이 보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가장 반가웠던 부분은 장이수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사실 장이수는 1편과 2편에서도 굉장히 인상적인 감초 역할을 했던 캐릭터다.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현실감 있는 말투 덕분에 등장할 때마다 분위기를 환기시켜주는 힘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단순한 웃음 담당이 아니라 이야기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까지 맡게 된다. 불법 사설 도박 전문가라는 설정으로 경찰과 협력하는 장면들은 단순히 웃기기만 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범죄도시 시리즈가 어떤 방식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범죄도시4는 단순한 속편이 아니라 시리즈의 가능성을 다시 보여준 작품처럼 느껴졌다.

장이수라는 캐릭터가 왜 중요한가

범죄도시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마석도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구조다. 그런데 시리즈가 계속 반복되다 보니 주변 캐릭터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그런 점에서 장이수는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범죄자이지만 완전히 악인이라고 보기 어려운 묘한 위치에 있다. 상황에 따라 경찰과 협력하기도 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기도 한다. 그래서 훨씬 입체적으로 느껴진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단순히 코믹한 캐릭터를 넘어 사건 해결 과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마석도와 티격태격하면서도 결국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가 굉장히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전편에서 개그 장면들이 다소 억지스럽게 들어갔던 것과 달리, 장이수의 유머는 캐릭터 자체에서 나오기 때문에 훨씬 몰입감이 좋았다. 그래서 웃음과 이야기 흐름이 따로 노는 느낌이 없었다.

백창기는 이전 악당들과 결이 달랐다

이번 작품의 또 다른 강점은 백창기라는 악당 캐릭터였다. 김무열 배우를 이전 작품인 악인전에서 봤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이번에는 역할이 완전히 뒤바뀐 느낌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악인전에서는 거친 형사와 함께 움직이는 인물이었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냉혈한 악역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그 분위기가 굉장히 잘 어울렸다. 개인적으로 범죄도시 시리즈의 악당들은 각각 다른 야수 같은 이미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1편 장첸이 무자비한 호랑이였다면, 2편 강해상은 끝까지 먹잇감을 추적하는 사자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3편의 악역은 차갑고 고독한 늑대 같은 이미지였다면, 이번 백창기는 독수리에 가까웠다. 높은 곳에서 상황을 내려다보며 냉정하게 움직이고, 필요할 때는 망설임 없이 상대를 제거한다. 특히 특수부대 출신이라는 설정 덕분에 기존 악당들과는 또 다른 위험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특수부대 출신 악당이 주는 긴장감

백창기가 인상 깊었던 이유는 단순히 싸움을 잘해서가 아니다. 그는 굉장히 효율적으로 움직인다. 감정적으로 폭주하는 타입이라기보다는 목표를 위해 차갑게 판단하는 인물에 가깝다. 그래서 더 무섭게 느껴졌다. 이전 시리즈의 악당들이 야성적이고 본능적인 폭력을 보여줬다면, 백창기는 군인 출신 특유의 절제된 움직임과 냉정함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액션 장면에서도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단순히 힘으로 밀어붙이기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상대를 제압하려는 느낌이 강하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변화가 굉장히 신선했다.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다 보면 악당 캐릭터도 반복될 위험이 있는데, 이번 작품은 그런 부분에서 차별화를 꽤 잘 해냈다고 생각한다. 특히 김무열 배우 특유의 날카로운 인상이 캐릭터와 굉장히 잘 어울렸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방향성을 보여준 작품

범죄도시4를 보면서 느꼈던 가장 큰 장점은 “이 시리즈가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알 것 같다”는 점이었다. 단순히 마석도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는 구조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장이수 같은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범죄 조직과 불법 산업의 세계를 더 확장시키는 방식은 굉장히 흥미로웠다. 특히 불법 온라인 도박이라는 소재는 현대 범죄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현실감도 있었다. 과거 범죄도시 시리즈가 조직폭력배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시대에 맞는 범죄 형태까지 다루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시리즈가 더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보였다. 단순히 같은 공식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관 자체를 넓혀가는 느낌이었다.

액션의 스타일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핵심은 결국 액션이다. 그리고 이번 작품 역시 그 부분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마석도의 묵직한 한 방 액션은 여전히 강력한 통쾌함을 준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대가 특수부대 출신이라는 설정 덕분인지 액션의 흐름도 조금 달라졌다. 단순히 맞고 버티는 싸움이 아니라 서로의 움직임과 타이밍을 읽는 느낌이 더 강했다. 그래서 긴장감이 꽤 살아 있었다. 물론 여전히 영화적인 과장은 존재하지만, 이번 작품은 전편보다 훨씬 균형감 있게 느껴졌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근접전들은 굉장히 몰입감이 좋았다. 범죄도시 시리즈 특유의 시원한 타격감은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스타일을 조금씩 섞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결국 범죄도시4는 다시 기대하게 만든 작품

범죄도시4는 완벽한 영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시리즈가 반복되며 느껴졌던 피로감을 꽤 잘 덜어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장이수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유머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연결한 부분은 굉장히 좋았다. 악당 역시 이전 시리즈와 다른 결을 보여주며 신선함을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을 보면서 “다음 편은 또 어떤 방식으로 확장될까”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시리즈물이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관객이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하게 만드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범죄도시4는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한국형 범죄 액션 영화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극장에서 가장 통쾌하게 즐길 수 있는 시리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작품이었다.